안녕하세요, 저는 수강생 현진주라고 합니다 :-)
직접 뵌 아나레슨 인들도 많지만, 저는 코칭클래스와 B프로젝트를 수료했고요.
지난 CBS 최종면접에서 낙방한 실망감을 달래고 다시 새로운 기회를 위해서 집에서 재충전을 하고 있습니다.
떨어지고 나서 쓰는 후기가 설득력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요, 워낙 CBS시험에 관한 정보가 적고
저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도 되는 것 같아 CBS 전 전형의 후기를 간단히 남기려 합니다. 아무쪼록 도움되시길..
> (서류심사 이후) 1차 - 실기
지원자 7명이 함께 스투디오에 들어가 앉아서 뉴스 원고를 읽었습니다. 원고도 올라와 있지만 그리 까다롭지 않은 뉴스로 예독시간도 충분합니다. 심사위원은 네 분이었고, 저는 첫 번째였는데 번호를 말하면서 상당히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중 절반 정도가 통과한다고 들었습니다.
> 2차 - 필기
다른 언론사들도 그렇지만 인문학적 소양 요구하는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식에서는 세계사와 우리역사, 최근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지식 관련한 문항이 특히 많고(SP*최신시사상식의 정선 시사용어부분이 도움이 된듯), 국어는 한자문제 없이 비교적 난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글쓰기는 고은의 시 <머슴 대길이>에 드러난 인물의 태도를 자신의 에 비추어 쓰는 것으로 저는 (인생관을) 키워드를 뽑고 내가 겪은 경험들과 엮었습니다. CBS 필기시험이 다른 언론사에 비해서 두드러지게 어렵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반 이상을 가려내기 때문에 상당히 마음을 졸여야 했지요.
> 3차 - 실기
CBS의 1,2차 실기는 최소 30분은 미리가서 원고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역시 뉴스가 큰 비중을 차지 했고요, 스투디오에 혼자 들어가 카메라 보고 뉴스리딩을 했습니다. 그 후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라는 질문이 이어졌는데, 질문 여부와 내용은 지원자마다 달랐다고 하네요. 다들 간략했다고 ^^;
> 4차 - 실무면접 및 합숙
- 첫날은 목동본사에 모여 실무면접을 치렀습니다. 기초화장과 단정한 복장이라고 공지됐지만 카메라테스트가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또(!) 뉴스, 오프닝/클로징이 포함된 뉴스 세꼭지(A4 3장)였고 침착하게 읽되 스포츠 기사에서는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차때처럼 간단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중요!!>오후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기획과 해당프로 오프닝-중간-클로징 멘트(선곡 2포함 10분 분량)를 짜고, 라디오 부스안에서 네분의 심사위원 앞에서 직접 녹음을 했습니다. 그 다음 자유주제 3분스피치(준비할 시간은 약간 있으나, 심사위원 분들을 바라보며 해야해서 압박이 장난이 아닙니다, 흐흐;;) 이후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다른 시험의 결과와 cbs 지난해 지원했는지, 방송하던 것 해보라(분위기를 보려던 것 같음)는 등 이었습니다. 어찌나 긴장했던지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듣기로는 이 날의 스케줄이 4차 평가의 50%를 넘는다고 하더군요. 집에와서 울었습니다..
- 다음날인 합숙 첫날은 지원자와 심사위원이 한방에 둘러 앉아 편하게(?) 이야기 하는 식으로 5-6시간 가량 평가가 진행됐습니다. 자기소개(시험용 멘트가 아닌 담담한 자신의 이야기를 요구)와 개인기(성대모사나 노래 등 간단한 것), 간단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평소에 말하는 태도나 생각 등을 보는 것 같아, 말하는 중에 비속어나 준비한 듯한 멘트를 지양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후, 토론 두 가지 (이모티콘이 언어를 대신하는 사회, 아나운서의 연예인화에 대비한 전략)가 주어졌습니다. 사회자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는데 장황하지 않으면서 차별화되는 의견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주제 모두 아나레슨에서 해본것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상의 방송프로그램 형식의 조별극이었는데요. 4-5명이 한 조가 돼서 주제와 역할(진행자, 패널, 인터뷰이 등)을 정하고 10분 분량의 시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하고 나니 어깨며 다리가 욱신거리고 편두통이 밀려오더군요 ㅠ_ㅠ
밤/다음날은 다른 직종(기자, PD등)들과 함께 간단한 오락과 조별 연극 등을 했으나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4차 시험이다 보니 각자 개성이 뛰어나기도 하고 배울 점이 많았던 기회였고, 잘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겸손하고 친화력 있는 태도, 솔직담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5차 - 최종면접
4차 평가에서 큰 실수는 없었지만 합숙 때 별로 튀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최종면접에 갈 줄 확신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많은 인원(남.여 각 5명)이 임원면접을 치렀고, 10분 가량의 개별면접이었습니다. 왜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지에서부터 CBS프로그램과 가정환경, 사회경험 등 여태까지의 서류, 면접, 실무 등을 총망라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크게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지만 막상 떨어지고 보니(-_-a) 이 때 제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흐흑흑..
간단히 쓰려했는데 갑자기 너무 생생히 기억나는 바람에 그만..아무쪼록 약간의 정보와 마음의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모로 부족해서 최종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자신감이랄까 오기도 생기고, 좋은 경험도 됐습니다. 이제 또 열심히 시험보러 다녀야죠. 시험장에서 마주치는 아나레슨 인들, 반갑게 인사하겠습니다. 행운이 따르기를!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