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analesson
2004/10/5(화)
2004.10.3 시행 MBC 필기시험 후기
참! 먼저 글 쓰기 전에 MBC의 ‘역량적성검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몇몇 있는데, 일종의 인적성검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카페 <핵심정보방>에 보시면 인적성검사에 대한 글이 하나 있습니다. 당락에 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좋을 듯합니다.
그러면... 필기시험 얘기를 해보죠. 참! 이번에는 결시율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원자 수는 대략 아래와 같은데... ^^
<이번 MBC 각 부문 시간별 지원자 수>
기자직(신입) : 약 1500명(13일 22시)
카메라기자직 : 약 100명(13시 18시 20분)
편성PD직 : 자료 없음.
TV-PD직 : 약 1180명(13일 21시 55분)
라디오PD직 : 약 450명(13일 21시 15분)
스포츠PD직 : 약 170명(13일 19시 10분)
제작카메라직 : 약 160명(13일 20시 50분)
컴퓨터그래픽(CG)직 : 자료 없음.
아나운서직(여자) : 약 730명(13일 17시 20분)
아나운서직(남자) : 자료 없음.
방송기술직 : 약 900명(13일 20시 30분)
방송경영직 : 약 980명(13일 20시 30분)
아무튼, 저는 TV-PD직 시험을 봤고... 여의도중에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바로 구체적인 시험 얘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1교시 종합교양>
시험꾼(?)은 뽑지 않겠다는 MBC의 의도를 그대로 들어낸 문제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상식 수험서나 신문 기사보다는 영화, 책 많이 보고, 잡다한 것 많이 아는 사람 뽑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출제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소 지나친 측면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난이도 중상 정도가 가장 좋은 시험 출제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MBC 시험은 그보다 더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하면 점수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얘기죠. 어쨌든, 문제 복원은 아래 대부분돼 있으니까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개인적 생각으로 기자나 PD직을 기준으로 25~30개 이내로 틀렸으면 꽤 잘 보신 편이 아닌가 합니다. 대략 35~40개 정도까지는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이번 MBC 발표가 꽤 빠른 것으로 봐서는 상식에서 커트라인을 잡은 뒤, 그 이상을 넘은 사람만 논작문을 채점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공공연한 얘기이기도 하죠. 실제로 확인은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점수 격차가 얼마 되지 않는 종합교양이라 하더라도 그 중요성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입니다.
<2교시 논작문>
논작문은 점수 격차가 꽤 큰 곳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논술 주제가 “왜 디자인인가?”이었는데, 정말 황당한 주제였죠. 어차피 똑같은 문제이기 때문에 수험자 입장에서 불리할 이유는 없지만, 정말 그 의도가 궁금하더군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출제자의 의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출제자가 어떠한 의도로 냈든지 논리적으로 탄탄하고, 구성이 깔끔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에 ‘회사 로고’를 가지고 글을 쓸까 하다가 그냥 일반론으로 나갔는데, 그다지 튄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구성에 좀 더 신경 쓴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해 나갔습니다.
작문 주제는 “내게 가장 인상 깊은 가족사진”이었죠. 개인적으로 작문 예상 주제로 ‘가족’을 꼽고 있었는데, 그나마 비슷한 것이 나와 다행이란 느낌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 역시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즉, 자기 자신의 가족사진 얘기를 해도 되고, 자기가 본 다른 가족사진 얘기를 해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작문인 만큼 딱딱하지 않으면서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총평>
시험 결과가 역대 최단 기간으로 나오는 만큼 가슴 조릴 시간도 별로 없어 보이는군요.(이 글을 쓰고 있는데, 발표가 하루 연기되었다네요. ^^ 그러면, 논작문을 좀 많이 읽어 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어쨌든, 이번 시험은 의외로 종합교양 쪽에서 승부가 갈릴 수도 있어 보입니다.(예년의 경우에는 대부분 논작문이 훨씬 중요했죠.) 그 이유는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하향 평준화가 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 보면, 동점자가 많아지고... 만약 커트라인이 작용한다면 한두 문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체 논작문을 다 읽어 본다면 아무래도 논작문의 중요성이 더 부각 되겠지만요. 어쨌든, 이제 방송사 시험도 그 패턴의 변화를 가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KBS는 이미 상식을 폐지했고, MBC 역시 기존의 상식 개념을 많이 무너뜨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결국, 앞으로는 ‘국어’와 ‘글쓰기’ 그리고 평소에 잡다한 관심들이 방송사 입사에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듯합니다. 아무쪼록, 시험 보신 분들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리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