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나레슨 지박령 신용수입니다.
아마 아나레슨에서 절 보셨던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글로 인사드리려니 어색하네요. 하하하 저한테도 이런날이 오긴 옵니다 ㅎ
이번에 동아사이언스 기자로 최종 합격했습니다.
물론 과학 월간지 기자라서 아나운서를 준비하시는 여러분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까 해서 후기를 남깁니다.
먼저 이번에 동아사이언스는 기자치고는 특이하게
필기시험이 없었습니다. 대신에 서류전형에서
제출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자기소개서와 에세이, 그리고 영상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자율양식이되 뻔하지 않게, 하지만 전달력이 좋게
쓰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에세이는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쓰는 것이었는데, 그 세 가지는
‘최근 읽은 책에 대한 추천사’, ‘동아사이언스 기사 중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르고 이 콘텐츠가 독자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에 대한 서술’, ‘그리고 인공장기, 자율주행자동차, 크리스퍼 중 하나를 골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기사 작성’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상은 1분 분량의 자신을 소개하는 동영상이었습니다.
사실 이번 전형은 넣지도 못할 뻔했습니다. 마감 전날 밤에야 공지를 봤거든요.
준비해야할 것도 많았고, 챙겨야할 것도 많았지만, 어떻게든 써서 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콘텐츠 메이킹과 기자 경험을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이번 공채에서는 원하는 자질 7가지 중 3번이나 콘텐츠와 뉴미디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의 경험과 모집 요강을 잘 결합해서 쓰면
중간 이상의 자기소개서는 쓸 수 있습니다.
에세이는 짧은 시간 내에 쓸 수 있는 것이 두 번째 항목이었기 때문에 두 번째를 택했습니다.
제가 취미에 야구를 적었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구와 관련된 과학 기사 중 “컴퓨터게임으로 야구선수 능력 측정, 스카우팅에도 활용될까?”를 주제로 작성했습니다. 과학과 스포츠의 연계,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을 메인으로 글을 썼습니다. 작문을 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자신감이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태여 튀거나 돋보이려고 낯선 것을 쓰는 것보다 훨씬 알찬 글이 나옵니다.
자기소개 영상은 예전에 하던 대로, 아나운서 스타일의 자기소개 영상을 찍었습니다. 급히 스터디 룸을 빌려 썼는데, 제 경험 중 가장 긴장되면서 설렌 경험 그리고 이를 토대로 증명한 자신감이 메인 주제였습니다. 영상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있는 것을 토대로 확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이건 나중에 들은 건데, 아무래도 과학 기자다 보니 대부분 지원자들이 자기소개 영상을 자신을 촬영하기 보다는 프리미어 등을 통해서 만들어서 냈더라고요.
사실 기대를 안 하고 접수했는데, 설 이후 전화가 왔습니다. 서류 합격했으니 실무 면접 보러 오라고요. 주어진 3일의 시간 동안 최근 이슈가 되는 과학 상식과 몇 달 치의 과학동아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면접장을 향했습니다.
면접은 3명이 한 조로 들어갔습니다. 면접 전에 같은 조의 사람들과 친해져 두었습니다. 물론 제가 워낙 오지랖이 넓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분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저와 같이 면접을 보셨던 분은 한분은 박사 과정이셨고, 한분은 과학박물관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생물을 전공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학점도 그렇고(2점대) 제가 과학을 갖고 승부를 보면 밀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기자와 콘텐츠를 위주로 대답을 해야겠다는 뼈대를 잡고 면접장에 들어갔습니다.
면접관은 각 부서(과학동아,데일리뉴스,수학동아,어린이과학동아) 편집장 4분이셨습니다. 실무 면접은 짧은 자기소개 이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한 질문 위주였지만, 그 외에도 과학 관련해서도 여쭤보셨습니다. 저는 과학과 사회를 이어서, 과학을 몰라서 사람들이 혹세무민 당하지 않게끔 하고자 함을 기본으로, 그동안 경험을 토대로 콘텐츠 메이킹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주로 말씀드렸습니다. 제게 들어왔던 질문들 중 좀 당황스러웠던 것은 첫 질문이 “방송 쪽에 관심 있는 것 같은데”와 “이건 대놓고 물어보라고 쓴 것 같은데, 특기가 다이어트에요?”였습니다. 전자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솔직하게 했다고 말씀을 드렸고, 아나운서 준비를 토대로 느꼈던 것과 왜 내가 기자로 돌렸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후자는 준비를 했고, 그 경험담을 토대로 어떻게 사람이 바뀌었는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그 후 3일 뒤 임원 면접을 보러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실 합격하면 전화가 오고, 떨어지면 문자가 갈 것이라는 공지를 받았기 때문에 월요일 휴대폰만 잡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뒤 또 제게는 3일이 주어졌습니다. 그동안 과학동아를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면접 예상 질문을 작성했습니다. (자기소개, 회사 기반, 자기소개서 기반, 인적사항 기반, 에세이 기반, 과학동아 외 부서, 기사 관련, 마무리 멘트) 이렇게 총 8가지 주제를 토대로 멘트를 제외한 각 항목 당 질문 3~4개씩을 뽑아갔습니다.
최종 면접 때도 전략은 대동소이했습니다. 이번에 저희조는 4명이서 면접을 봤습니다. 한 분은 병원 연구원 / 한분은 과학을 전공했지만 카피라이터 / 다른 한분은 수학과를 나왔지만 기자를 준비한 분이셨습니다. 이번에는 전략을 조금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기자, 글만을 내세우기에는 다른 분들도 그 무기를 갖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뉴미디어를 주제로 기자가 콘텐츠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를 메인 테마로 삼아서 대답을 머릿속으로 정리했습니다.
최종면접에는 사장님을 포함한 3분의 임원 면접관과 인사 담당 한분이 계셨습니다. 이번에는 면접 전에 한 분께서 솔직하게 대답을 하기를 원한다, 준비된 멘트만 하는 사람은 우리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것으로 알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후, 여러 가지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자기소개를 좀 더 다듬어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홈페이지에 보통 있습니다)을 주제로 거기에 제가 가진 경험과 무기를 덧붙여 말씀드렸습니다... 회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제 나름의 전략입니다.
이번에도 첫 번째 질문은 “방송 일 준비했죠?” 였습니다. 아무래도 1 대 100 출연 경험도 있고 해서 여쭤본 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방송 준비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자가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방송이든 글이든 기자로서 행하는 전달이라는 목적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외에 기자로서 글을 제외한 자신의 무기, 자신이 갖고 있는 콤플렉스,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한 경험에 대한 질문 위주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구체화시킨 ‘뉴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기자 지원자’를 메인으로, 여기에 그동안 기자를 준비하며 가져왔던 문제의식을 더해서 대답했습니다. 연합뉴스 인턴기자를 하면서 느꼈던 콘텐츠의 힘, 유튜브 콘텐츠나 AR, VR 등에 대한 이야기와 이를 과학동아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안아키와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토대로 사회가 왜 과학을 알아야하는지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콤플렉스는... 비밀로 할게요. ^^
그리고 여담인데, 사장님께서 이번에 다이어트를 엄청나게 한 지원자가 있다는 소문이 났다고 제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혹시 몰라서 비포 앤 애프터(-70kg이거든요...) 사진을 뽑아뒀는데, 이를 그 타이밍에 보여드렸습니다 하하하.
면접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준비한 것을 다 써먹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준비한 것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했고, 그 덕분에 다른 질문에도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준비한 것이 많다고 해도 적절한 타이밍에 써먹지 못하면 없느니만 못하더라고요. 10개월 전 떨어졌던 위키트리 면접과 비교했을 때 이번 면접에서 제가 좀 더 잘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면 금요일 발표라고 했지만, 발표는 주말을 넘겨 월요일에 왔습니다. 이번에도 전화가 오면 합격, 문자가 오면 불합격이었는데... 메일이 먼저 와서 당황했습니다. 처음엔 떨어진줄 알았는데... 메일이 입사에 필요한 서류를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전화가 왔습니다. 붙었다고... 축하한다고... 저는 신촌 독수리 약국 앞에서 주저앉았습니다
아나운서 1년 3개월, 기자를 1년 남짓 준비하면서, 그동안 겪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물론 그동안 아주 열심히 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 꾸준히 달려왔습니다. 그 덕분에 제게 생각보다 빠르게 기자라는 이름이 허락된 것 같습니다.
아나운서를 준비했던 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를 이끌어주신, 그리고 그동안 저를 신경써주시고 걱정해주신 원장님과 곽민영쌤, 정혜정쌤, 문희정쌤, 변순복쌤, 유수호쌤, 신지은썜 모두 감사합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귀찮으셨을 것 같아요... 하하하 이젠 떠납니다 헤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떠나서 다행이네요 ㅜ
그리고 아나레슨에서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스터디했던 모든 분들꼐 고맙습니다. 특히 많은 조언을 줬던 호영 형님, 아나운싱을 자신의 일처럼 고민해준 태형, 같이 기자를 향해 달려가면서 나를 많이 도와준 형석, 필기 스터디에서 나를 한 단계 이끌어준 도경, 슬기, 하리, 지연이, 혜원, 또 면접에 대해 많은 조언을 준 M73 동기 수진 그리고 대학 과 후배이자 아나레슨 후배인 경민, 그 외에도 제게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아나레슨에 너무 많네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여러분의 준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과학 전문 기자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도움 받은 만큼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릴게요.
동아사이언스 신입 기자, 신용수입니다.
(물론 신검 결과가 남았지만.... 설마....)